초과지준금리(IOER:Interest on Excess Reserve)로 금리를 조절하다.
연준은 자신의 공개시장운영(으로 금리를 조절할 수 있는) 역량이 2007년 말에 모기지 시장이 붕괴하면서 시행한 구제 금융(긴급 유동성 공급)의 초기 사상자가 되리라는 것을 매우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당시 뉴욕 연방은행의 시장 그룹 총책임자이던 윌리엄 더들리는 2007년 12월에 열린 FOMC긴급 회의에서 시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 점을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우리가 연방기금 금리를 목표 수준에서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시스템의 준비금 양을 변화시 킬 수 없습니다."
이 때 연준은 구제금융을 유보해 유동성 공급을 멈추기보다 단기 금리를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의회가 2008년 10월에 통과된 긴급 구제금융안 어딘가에서 연준에 새로운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이 문제의 해결을 도왔다. 이때 의회는 '부실자산구제 프로그램 TARP:Troubled Asset Relief Program'이라고 불리는 최대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안을 승인했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나갔지만 이때 양적완화의 길을 놓을 수 있는 방식으로 연방준비법도 개정되었고 처음으로 은행들이 연준의 지준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에 연준이 직접 이자를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 사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은 연준이 금융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어 놓도록 허용했다. 이제 연준은 단기 금리를 조절하기 위해 레포시장에서 공개시장운영을 할 필요가 없었다. 더 이상 은행이 연준의 계좌에 보관하는 준비금 수준에는 실질적으로 상한이 없었다. 그리고 연준은 레포 거래로 금리를 조절하는 대신 초과지준에 대해 은행에 지불하는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었다. 이 금리를 초과지준금리(IOER)라고 부른다.
한동안은 금리가 제로였기 때문에 이 중 어느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은 너무 많은 돈이 풀려 있어서 오버나이트 론에 대한 수요가 기본적으로 제로였다. 이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할지에 대한 진짜 시험대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일 것이다. 연준이 2015년 말에 마침내 비교적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렸고, 이때 금리를 올린 방식은 IOER 금리를 올리는 것이었다. 전체가 실시간 시험이나 마찬가지였고 여기에는 커다란 위험이 있었다. 연준이 정상화를 시실하면 은행들의 초과준비금은 줄어들어 언젠가는 준비금이 사실상 고갈로 인식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될 텐데, 그 시점이 되면 은행들이 오버나이트 론에 부과하는 금리가 예측 가능하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올라가지는 않을 터였다. 은행들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준비금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게 되는 순간, 금리는 발작하듯 뛰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직전까지는 모든 것이 고요할 터였고, 그러다가 갑자기 금리가 치솟을 것이었다. 문제는. 그 지점이 언제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준비금이 얼마나 낮아야 너무 낮은 것인가?
연준은 2019년 9월 어느 월요일 아침 그 질문에 답을 가진 것 같았다. 준비금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지점은 그 월요일 아침의 준비금 수준이었던 1조 3,900억 달러로 판명되었다. 이날 아침에 레포 금리는 9.5%였고 이것은 금융 붕괴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날 연준은 전례없는 레포시장 개입을 시작했다. 오버나이트 레포 론 시장에 750억 달러를 붓기로 한 것이다. 이것은 긴 구제금융의 시작이었고 나중에 또 한 차례의 양적완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조치들을 발표할 때 연준은 아주 많은 전문 용어를 사용했고 전체를 일상적인 유지 보수 일인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중대한 현실 하나를 가리고 있었다. 연준이 뿌리는 돈이 중립적으로 작용하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이 돈은 어떤 이들에게는 이익을 주고 어떤 이들에게는 불이익을 주게 될 것이었다.
레포금리가 9%를 돌파했을 때, 이것은 멀리있는 숫자로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숫자가 아니었고 여기에는 굉장한 스토리가 담겨있었다. 이 숫자는 실제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고투를 반영하고 있었다. 이 고투의 한쪽에는 JP모건같이 돈을 빌려주는 쪽, 레포 대출을 해주는 쪽이 있었다. 다른 쪽에는 영업을 이어가려면 절박하게 레포 대출이 필요한 쪽이 있었다. 이들의 고투가 심화되면서 레포 금리가 점점 높아졌다. 금리가 9%에 도달했을 때, 이것은 누군가가 너무나 절박해서 전적으로 안전한 담보가 있는 초단기 대출에 대해 원래는 2% 정도인 금리를 놀랍게도 8%까지도 내겠다고 했는데, 더욱 놀랍게도 돈을 빌려주는 쪽이 그 전적으로 안전한 레포 대출을 8% 이자를 받고도 해줄 의향이 없어서 더 높은 9%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것은 빌려주는 쪽이 빌리는 쪽에 대해 매우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은행들이 준비금이 고갈되었다고 인식한 것은 그 우려가 드러난 징후였지 그 우려는 만든 원인이 아니었다.
주석
레포(repo): 환매조건부채권_금융기관이 일정기간 후에 다시사는 조건하에 채권을 빌려주고,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
출처 : The Lords of Easy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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